1:1 카톡 뒷담화도 모욕죄가 될까: 대법원 2022도14571 판결로 본 공연성과 전파가능성
구의원이 자율방범대장에게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를 두고 대법원이 공연성, 미필적 고의, 모욕 해당성을 모두 엄격하게 본 2022도14571 판결을 사실관계와 판시 원문 중심으로 분석합니다.
최종 수정 2026년 10월 24일 법령 기준읽는 시간 약 9분
카카오톡 1:1 대화방에서 다른 사람을 험담했다면 모욕죄가 될까요? 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14571 판결은 한 사람에게만 보낸 메시지로 모욕죄를 인정하려면 전파가능성과 그에 대한 고의를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보고,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판결의 사실관계와 판시 원문을 중심으로 1:1 메시지의 공연성 판단 기준을 정리합니다.
1. 사건의 개요
(1) 당사자와 관계
- 피고인: 대구의 한 구의회 의원입니다.
- 상대방(메시지 수신자): 같은 지역 정당 지역위원회 여성위원장이자 자율방범대 대장입니다.
- 피해자: 같은 자율방범대의 대원입니다.
- 관계: 세 사람은 모두 같은 정당의 당원입니다. 판결은 피고인과 상대방이 2019. 1.경 알게 된 뒤 공식 자리에서 몇 차례 인사를 나눈 정도였을 뿐, 사적으로 가깝거나 신뢰하는 관계는 아니었다고 보았습니다.
(2) 문제된 메시지
피고인은 2020. 10. 11. 상대방 한 사람에게만 피해자가 같은 당 소속 의원과 함께한 간담회 사진을 첨부하여 다음과 같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거기에 술꾼인 피해자가 송총이랑 가 있네요 ㅋ 거기는 술 안 사주는데. 입 열면 막말과 비속어, 욕설이 난무하는 피해자와 가까이 해서 대장님이 득 될 것은 없다 봅니다."
피고인은 수사 단계부터 법정까지 일관되게, 같은 당원이자 방범대장인 상대방에게 피해자의 평소 행실을 알려 거리를 두도록 하려는 뜻이었다고 진술했습니다.
(3) 메시지를 받은 뒤의 상황
상대방은 메시지를 받고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방범대의 외부 평판을 고려해 피해자에게 피고인과 잘 지내라고 당부했을 뿐입니다. 상대방은 메시지를 피해자나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거나 보여준 적이 없고, 그럴 생각도 없었다고 일관되게 진술했습니다.
(4) 재판의 경과
- 제1심: 대구지방법원 2021. 11. 17. 선고 2021고정398 판결
- 원심: 대구지방법원 2022. 10. 21. 선고 2021노4485 판결은 피고인의 메시지 발송행위가 공연성을 비롯한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습니다.
- 대법원: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했습니다(대법원 2022도14571 판결).
2. 대법원이 밝힌 법리
(1) 공연성과 전파가능성
모욕죄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해야 성립합니다(형법 제311조). 대법원은 명예훼손죄의 공연성 법리를 모욕죄에도 그대로 적용하며,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이 확인한 것처럼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도5813 판결). 공연성의 기본 법리와 인정·부정 사례는 공연성과 특정성 칼럼에서, 전원합의체 판결의 구조와 전파가능성 사례 유형은 전파가능성 이론 심층 분석 칼럼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2022도14571 판결은 여기에 다음과 같은 제한을 분명히 했습니다.
- 종합 판단: 공연성은 "발언을 하게 된 경위와 당시 상황, 발언의 내용·방법, 행위자의 의도, 행위자·상대방의 태도, 행위자·상대방·피해자의 관계와 지위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사정을 심리한 후" 종합적으로 판단합니다.
- 검사의 엄격한 증명: "특정한 소수에게만 발언하였다는 점은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 될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하에서의 전파가능성에 관하여는 검사의 엄격한 증명이 필수적이다." 이 부분은 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0도8336 판결 등을 참조한 것입니다.
- 실제 전파 여부: "한편 발언 후 실제로 전파되었는지 여부는 전파가능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소극적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다."
(2) 미필적 고의
판결요지 [2]는 "전파가능성을 이유로 모욕죄의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는 경우에도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는 필수적"이라고 하면서, "행위자가 당시에 전파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전제로 그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존재한다는 사실 및 그에 대한 증명이 있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이는 대법원 2020. 1. 30. 선고 2016도21547 판결의 법리를 이어받은 것입니다(대법원 2016도21547 판결). 대법원은 이 경우 "행위자의 고의를 인정함에 있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3) '조악한 표현'과 전파가능성
이 판결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표현의 성격을 전파가능성 판단과 연결한 대목입니다. 판결요지 [2]는 다음과 같이 판시했습니다.
"특히 발언의 내용 역시 피해자의 외부적 명예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거나 인격을 허물어뜨릴 정도로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이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피해자의 입장에서 불쾌함을 느낄 정도의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불편한 감정을 거칠게 나타낸 정도의 표현에 그치는 것으로서, 발언에 담긴 취지가 아니라 그와 같은 조악한 표현 자체를 피해자에게 그대로 옮겨 전파하리라는 사정을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파가능성을 인정함에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쉽게 말하면, 듣는 사람은 "그 사람 조심하라"는 취지는 기억하더라도 "술꾼", "막말" 같은 거친 단어를 그대로 옮겨 말하지는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모욕죄에서 문제되는 것은 모욕적인 표현 그 자체이므로, 그 표현이 그대로 퍼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면 전파가능성과 고의를 쉽게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입니다.
3. 이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1) 공연성과 고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
- 단체 운영에 관한 제보: 대법원은 단체의 이해관계인이 대표에게 구성원의 처신이나 자질에 관한 사실을 알리는 것은 단체의 평판과 운영에 직결되는 일이므로, 이런 제보에서는 "전파가능성 내지 그에 대한 제보자의 인식을 쉽게 인정할 것은 아니다"라고 보았습니다.
- 수신자와의 관계: 메시지는 상대방 한 사람에게만 보내졌고, 그 핵심은 방범대장에게 대원의 평소 행실을 알려 단체 운영에 참고하도록 한 조언이었습니다. 대법원은 상대방이 이를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이유나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상대방의 태도: 상대방은 "메시지의 핵심 내용을 상당히 정확하게 인식하였을 뿐" 표현 자체를 남에게 전할 생각이 없었고, 실제로도 전달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은 "이러한 상대방의 태도·의사·인식 및 메시지 처리 내역은 공연성을 부정할 만한 소극적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 피고인의 인식: 대법원은 "당시 피고인에게 메시지에 담긴 우려 및 조언의 취지를 넘어 메시지 자체의 전파가능성을 인식하였다거나 이를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까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2) 표현 자체도 '모욕'으로 단정하기 어려움
대법원은 공연성에 그치지 않고 표현의 성격도 따로 판단했습니다. 메시지 내용은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이라기보다 불쾌함을 느낄 정도의 부정적·비판적 의견이나 불편한 감정을 거칠게 나타낸 정도이고, 개인적 의견과 감정을 공통의 이해관계인으로서 단체의 대표자에게 제보하는 취지의 것이어서 "모욕죄의 '모욕'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나아가 대법원은 자신의 판단과 의견을 밝히고 그 타당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부분적으로 모욕적인 표현이 사용된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형법 제2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점에서 보더라도 그러하다"고 덧붙였습니다(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3도3972 판결 참조). 모욕적 표현의 일반적인 판단 기준은 모욕죄 칼럼에서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3) 결론
대법원은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인의 카카오톡 메시지 발송행위가 공연성을 비롯한 모욕죄의 범죄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단정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모욕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4. 판결의 의미
(1) 전원합의체 판결의 엄격한 기준을 모욕죄에 적용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전파가능성 법리를 유지하면서도, 특정 소수에 대한 발언은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고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2022도14571 판결은 이 기준을 1:1 카카오톡 메시지로 한 모욕 사건에 구체적으로 적용한 사례입니다. 특히 판결은 공연성(객관적 요건), 미필적 고의(주관적 요건), 모욕 해당성, 사회상규를 차례로 짚어, 어느 한 단계에서라도 증명이 부족하면 유죄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2) 표현의 수위가 전파가능성 판단에 영향을 미침
이 판결은 표현이 거칠기는 하지만 혐오스러운 수준에는 이르지 않는 경우, 상대방이 그 거친 표현 자체를 그대로 옮기리라고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을 전파가능성과 고의 판단의 신중 사유로 들었습니다. 표현의 수위가 '모욕인지'를 판단하는 데뿐 아니라 '퍼질 가능성이 있었는지'를 판단하는 데에도 고려된다는 점에서 실무상 의미가 있습니다.
(3) 1:1 메시지가 언제나 안전하다는 뜻은 아님
이 판결을 "1:1 카톡은 모욕죄가 안 된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대법원은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한 사안에서도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대법원 2007도8155 판결). 2022도14571 판결의 결론은 단체 운영에 관한 제보라는 경위, 수신자의 지위와 태도, 실제로 전달되지 않은 사정, 표현의 수위가 함께 작용한 결과입니다. 받은 사람이 메시지를 캡처해 다른 사람에게 보내기 쉬운 관계이거나, 피해자를 잘 아는 사람에게 보낸 경우라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5. 정리: 1:1 메시지가 문제될 때 살펴볼 점
- 누구에게 보냈는가: 상대방이 피해자나 주변 사람에게 전할 이유가 있는 관계인지, 아니면 단체 운영이나 업무처럼 공통의 관심사로 주고받은 것인지 살펴봐야 합니다.
- 왜 보냈는가: 제보, 조언, 의견 전달처럼 메시지를 보낸 목적이 분명하다면 전파 위험을 용인했다고 보기 어려운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 받은 사람은 어떻게 했는가: 실제로 전달되지 않았다는 사정은 전파가능성을 부정하는 소극적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캡처가 돌았다면 그 경위가 중요해집니다.
- 표현의 수위는 어떤가: 모멸감을 주는 혐오스러운 표현인지, 불쾌한 감정을 거칠게 나타낸 정도인지에 따라 모욕 해당성과 전파가능성 판단이 모두 달라질 수 있습니다.
모욕죄로 고소를 당했거나 고소를 준비하고 있다면, 메시지 원본과 대화 상대방과의 관계, 메시지를 보낸 경위, 이후 전달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를 먼저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명예훼손죄가 함께 문제된다면 명예훼손죄 칼럼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1:1 카카오톡으로 험담하면 무조건 모욕죄가 안 되나요?
아닙니다. 한 사람에게 보냈더라도 그 사람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퍼뜨릴 가능성이 있으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다만 특정한 소수에게만 보냈다는 점은 공연성이 부정되는 유력한 사정이므로, 전파가능성은 검사가 엄격하게 증명해야 합니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2도14571 판결).
대법원 2022도14571 판결에서 피고인은 왜 무죄 취지 판단을 받았나요?
대법원은 메시지가 방범대장 한 사람에게만 단체 운영에 관한 제보 취지로 보내졌고, 받은 사람도 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지 않았으며, 피고인에게 전파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표현 자체도 모욕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유죄로 본 원심을 파기환송했습니다.
상대방이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하면 안전한가요?
그것만으로는 안전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비밀을 지키겠다는 말을 듣고 일대일로 대화한 사안에서도 공연성을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관계, 지위, 경위 등 구체적 사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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