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양육비, 언제까지 청구할 수 있을까: 자녀 성년부터 소멸시효 진행(대법원 2018스724 전원합의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협의나 심판으로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도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결정 내용과 실무상 유의점을 정리합니다.
최종 수정 2026년 11월 3일 법령 기준읽는 시간 약 6분
이혼 후 자녀를 혼자 키운 부모는 상대방에게 그동안 들어간 양육비를 나누어 부담하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청구를 수십 년 뒤에 해도 될까요? 대법원은 2024년 7월 18일 전원합의체 결정으로, 협의나 심판으로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라도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끝난 때부터는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아 종전 판례를 변경했습니다.
과거 양육비란 무엇인가요
민법 제837조 제1항과 제2항에 따르면, 이혼하는 부부는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을 협의로 정하고, 그 협의에는 양육자의 결정, 양육비용의 부담, 면접교섭권의 행사 여부와 방법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협의가 되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으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청구에 따라 정합니다(같은 조 제4항).
이혼할 때 양육비를 정하지 않았거나, 정해 놓고도 받지 못한 채 한쪽이 자녀를 키워 온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양육자가 이미 지출한 비용 가운데 상대방 몫을 돌려 달라는 것이 과거 양육비 청구입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거의 양육비에 대하여 상대방이 분담하는 것이 상당한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대법원 2024. 10. 8.자 2023스637 결정 등).
종전 판례: 협의나 심판 전에는 시효가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종전에는 대법원 2011. 7. 29.자 2008스67 결정 등에 따라,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는 당사자의 협의나 가정법원의 심판으로 구체적인 금액이 정해지기 전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할 여지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 결과 자녀가 성년이 된 지 수십 년이 지나도 과거 양육비를 청구할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결정문에 나타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 청구인과 상대방은 1971년 혼인신고를 했고, 1973년 자녀가 태어났습니다.
- 두 사람은 1974년경부터 별거했고, 1984년 이혼 심판이 확정되었습니다.
- 자녀는 1993년 11월경 성년이 되었습니다(당시 성년 연령은 20세였습니다).
- 청구인은 2016년 6월 21일, 1974년경부터 자녀가 성년이 될 때까지의 과거 양육비를 분담하라는 심판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수원지방법원 2018. 12. 3.자 2018브24 결정)은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10년이 지난 뒤에 청구가 이루어졌다고 보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청구인이 재항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
결론: 자녀가 성년이 된 때부터 시효가 진행합니다
다수의견은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의 소멸시효는 "자녀가 미성년이어서 양육의무가 계속되는 동안에는 진행하지 않고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종료된 때부터 진행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자녀가 성년이 된 1993년 11월경부터 10년이 훨씬 지난 2016년에 청구가 이루어졌으므로, 대법원은 재항고를 기각했습니다. 아울러 이와 배치되는 종전 판례들(2008스67, 2008스113, 2010스85, 2008므1338, 2011스10, 2010므2068, 2075)을 그 범위에서 변경했습니다.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 이유
다수의견이 든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 추상적 청구권에 그칩니다. 양육비 지급을 구할 권리는 협의나 가정법원의 재량적·형성적 심판으로 구체적인 액수가 정해지기 전에는 상대방에게 양육비 분담을 구할 수 있다는 추상적인 권리에 불과합니다. 자녀가 자라는 동안 물가, 양육자의 취업이나 실직, 상급학교 진학 등으로 필요한 양육비가 계속 바뀌기 때문입니다.
- 신분에 기한 양육의무의 이행 청구입니다. 금액이 정해지기 전의 과거 양육비 권리는 친족법상 신분에서 독립해 처분할 수 있는 완전한 재산권이라기보다, 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의무의 이행을 구하는 권리의 성질을 주로 가집니다.
- 자녀의 복리에 맞지 않습니다.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과거 양육비도 현재 또는 장래 양육의 필요에 쓰인다고 볼 수 있으므로, 그 기간에 시효로 소멸한다고 보는 것은 자녀의 복리에 부합하지 않습니다.
자녀가 성년이 되면 시효가 진행하는 이유
반면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끝나면 사정이 달라진다고 보았습니다.
- 구상권의 실질이 드러납니다. 과거 양육비 권리는 이미 지출한 비용을 정산하는 구상권의 실질을 가지며, 양육의무가 끝난 뒤에는 일반 금전채권과 재산권이라는 본질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 내용이 사실상 확정됩니다. 자녀가 성년에 이르면 양육의무 이행 청구라는 특성이 옅어지고, 이미 지출한 비용의 정산이라는 순수한 재산권의 특성이 전면에 나타나 권리의 내용과 범위가 실질적으로 정해진 것과 다름없게 됩니다.
-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사람이 더 유리해지는 부조리를 막습니다. 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면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사람이 적극적으로 협의나 심판을 청구한 사람보다 유리해지고, 상대방은 평생 불안정한 지위에 놓이며 시간이 흐를수록 방어할 증거도 사라집니다.
반대의견과 별개의견
이 결정에는 의견이 세 갈래로 나뉘었습니다.
- 반대의견(대법관 노정희, 김상환, 노태악, 오경미, 신숙희): 협의나 심판 전의 과거 양육비청구권은 친족관계에 기한 추상적 청구권 또는 법적 지위이고, 가정법원이 후견적 입장에서 그 내용을 형성하므로 구상권 같은 재산권으로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자녀가 성년이 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권리의 성질이 달라지지 않으므로 종전 판례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입니다.
- 별개의견(대법관 권영준):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지만, 과거 양육비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원칙적으로 양육자가 미성년 자녀 부양, 즉 양육에 따른 비용을 지출한 때부터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자녀가 미성년인지와 관계없이 비용 지출 시점부터 시효가 진행한다는 것입니다.
다수의견은 두 견해의 중간에서 "미성년인 동안은 정지, 성년 이후 진행"이라는 기준을 택한 셈입니다.
소멸시효 기간과 기산점 정리
민법 제162조 제1항은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고 정하고, 제166조 제1항은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정합니다. 이 결정에 따르면 협의나 심판으로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는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기산점: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종료된 때
- 기간: 10년(이 사건에서 원심이 전제하고 대법원이 유지한 기간)
- 현행 성년 연령: 19세(민법 제4조)
예를 들어 자녀가 19세가 된 날부터 10년, 즉 대체로 자녀가 29세가 될 무렵까지 심판청구 등으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면 과거 양육비 청구가 막힐 수 있습니다. 자녀가 여럿이면 자녀마다 성년이 되는 시점이 다르므로 시효도 자녀별로 따져야 합니다.
실무상 유의점
양육비를 받지 못한 양육자라면 자녀가 성년이 되기 전이라도 가급적 일찍 협의서나 가정법원 심판으로 금액을 확정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녀가 이미 성년이 되었다면 성년이 된 날부터 10년이 지나기 전에 심판을 청구해야 합니다. 이 결정 이후에는 "언제든 청구할 수 있다"는 종전의 인식에 기대기 어렵습니다.
청구할 수 있는 금액에도 한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과거 양육비를 정할 때 반드시 이행청구 이후의 양육비와 동일한 기준에서 정할 필요는 없고, 당사자의 재산 상황과 경제적 능력, 부담의 형평성 등을 고려할 수 있다고 봅니다. 대법원 2024. 10. 8.자 2023스637 결정은 이혼 당시 재산분할을 청구하지 않은 사정이 양육에 기여한 측면, 성년 자녀와 미성년 자녀의 차이를 심리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혼 당시의 재산분할이나 금전 정산 내역은 과거 양육비 액수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청구를 받은 쪽이라면 자녀가 성년이 된 시점과 청구 시점을 먼저 확인해 소멸시효 항변이 가능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시효가 남아 있더라도 이혼 당시 재산분할이나 금전 지급이 양육비 부담을 고려한 것이었는지, 실제 양육 기간과 비용이 어떠했는지가 분담액을 다투는 핵심 자료가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혼 후 혼자 키운 자녀의 과거 양육비를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청구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거 양육비 중 상대방이 분담하는 것이 상당한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협의가 되지 않으면 가정법원에 양육비 심판을 청구합니다.
과거 양육비 청구에도 소멸시효가 있나요?
있습니다. 대법원 2024. 7. 18.자 2018스724 전원합의체 결정은 협의나 심판으로 정해지지 않은 과거 양육비도 자녀가 성년이 되어 양육의무가 끝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10년의 시효기간이 지났다는 원심 판단이 유지되었습니다.
자녀가 아직 미성년이면 오래전 양육비도 청구할 수 있나요?
자녀가 미성년인 동안에는 과거 양육비에 관한 권리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습니다. 다만 청구할 수 있는 금액은 가정법원이 당사자의 재산 상황과 경제적 능력, 부담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정하므로, 지출한 비용 전부가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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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웅 변호사 · 2026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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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책임변호사: 김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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