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낳은 한·호주 가정 자녀, 이중국적이 가능할까: 호주 혈통시민권과 한국 국적 상실
한국에서 태어난 한·호주 가정 자녀가 호주 혈통시민권을 받으면 승인일에 한국 국적을 잃습니다. 국적법 제15조와 호주 시민권법 제12조·제19조로 원인과 선택지를 정리합니다.
최종 수정 2026년 10월 30일 법령 기준읽는 시간 약 7분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고 다른 한 명이 호주 시민인 가정이라면, 아이가 두 나라 국적을 모두 갖는 것은 당연해 보입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나중에 호주 혈통시민권(citizenship by descent)을 받으면, 그 승인일에 한국 국적을 잃습니다.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출산 장소에 따라 결과가 갈리는 이유와 가정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를 정리합니다.
상담 사례
아내는 호주 시민이고, 남편은 한국인으로 호주 영주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부는 현재 한국에 살고 있으며 출산을 앞두고 있습니다. 부부는 가능하면 한국에서 출산하면서도 아이가 한국과 호주 국적을 모두 갖기를 원합니다.
부부가 인터넷에서 찾은 설명은 서로 달랐습니다. 한쪽은 두 나라 모두 혈통주의(속인주의)이므로 어디서 낳든 아이가 선천적 이중국적자가 된다고 했습니다. 다른 쪽은 한국에서 태어나면 한국 국적만 갖게 되고, 그 뒤 호주 혈통시민권을 신청하면 스스로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것이 되어 한국 국적을 포기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뒤의 설명이 결과적으로 맞습니다. 다만 '포기해야 한다'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별도의 포기 절차 없이, 호주 시민권이 승인되는 날 한국 국적이 법률상 자동으로 상실됩니다. 앞의 설명은 호주도 순수한 혈통주의라고 본 점에서 틀렸습니다. 아래에서 그 이유를 차례로 살펴봅니다.
1. 두 나라가 국적을 주는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은 혈통주의를 따릅니다. 출생 당시 부 또는 모가 대한민국 국민이면, 자녀는 어디서 태어나든 출생과 동시에 한국 국적을 취득합니다(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
호주는 출생지와 부모의 지위를 함께 봅니다. 호주 시민권법 제12조 제1항 (a)호는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이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 호주 시민이거나 영주권자이면 호주 시민이 된다고 정합니다. 이 조항은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만 적용됩니다.
해외에서 태어난 자녀는 혈통시민권을 신청해야 합니다. 같은 법 제16조 제2항은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 호주 시민인 경우 등을 신청 자격으로 정하고, 제19조는 신청인이 "장관이 승인한 날(on the day on which the Minister approves)" 호주 시민이 된다고 정합니다(Australian Citizenship Act 2007). 즉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의 호주 시민권은 출생일로 거슬러 올라가지 않고 승인일에 생깁니다.
2. 혈통시민권을 받으면 한국 국적이 상실됩니다
국적법 제15조 제1항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자는 그 외국 국적을 취득한 때에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다."고 정합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국적법).
법무부는 부모가 자녀를 대신해 혈통시민권을 신청하고 호주 정부가 이를 승인한 경우를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한국에서 태어난 아이는 출생 시 한국 국적만 가졌다가, 혈통시민권 승인일에 한국 국적을 자동으로 잃습니다. 별도로 한국 국적을 포기하는 절차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법률상 당연히 상실됩니다. 주한호주대사관도 혈통시민권을 신청하면 한국 국적을 잃을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주한호주대사관 시민권 안내).
외국 국적을 취득해도 6개월 내 국적보유신고를 하면 한국 국적을 지킬 수 있는 제도(국적법 제15조 제2항)는 이 경우에 쓸 수 없습니다. 이 제도는 외국인과의 혼인, 외국인에게 입양, 외국인 부모의 인지, 외국 국적을 취득한 부모를 따라 함께 취득하는 경우의 네 가지에만 적용됩니다.
상실 사실을 모른 채 한국 여권, 국민건강보험, 각종 수당을 계속 이용하면 뒤늦게 문제가 됩니다. 언론에는 호주인 어머니를 둔 청소년이 같은 이유로 한국 국적을 잃고 건강보험료 약 900만 원의 환수 통보를 받은 사례가 보도되었습니다(영남경제 2026. 7. 10.). 국적을 상실한 사람은 국적상실신고를 해야 합니다(국적법 제16조).
3. 법무부의 개정 방침과 국회 상황
이 해석에는 비판이 있습니다. 호주법이 해외 출생 자녀에게 신청 절차만 열어 두었을 뿐, 부모나 자녀에게 한국 국적을 버리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재외동포신문 2026. 6. 10.).
법무부는 2026. 4. 30. 국제결혼 가정에서 태어난 자녀가 후천적으로 부 또는 모의 외국 국적을 취득해도 복수국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적법 개정안 발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채널A 2026. 4. 30.). 2026. 7. 10.에는 외국 법률상 별도 신청 절차를 거쳐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복수국적자로 인정하는 국적법 개정안이 국회에 대표발의되었다고 보도되었습니다(더퍼블릭 2026. 7. 11.).
다만 2026. 10. 30. 현재 이 개정안은 통과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현행 제15조 제1항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전제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4. 가정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
(1) 호주에서 출산하는 경우
출생 당시 부모 중 한 명이 호주 시민이면 아이는 호주에서 태어나는 순간 호주 시민이 되고(호주 시민권법 제12조 제1항), 한국인 부모를 통해 한국 국적도 함께 취득합니다. 신청으로 얻는 국적이 아니므로 제15조 제1항의 상실 문제가 생기지 않는 선천적 복수국적자가 됩니다. 현행법상 두 국적을 확실히 지키는 방법은 이것입니다.
이 경우에도 한국 쪽 절차를 챙겨야 합니다.
- 출생신고: 재외공관 등을 통해 한국에 출생신고를 해야 합니다.
- 국적선택: 만 20세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사람은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하고(국적법 제12조 제1항), 그 기간 안에 대한민국에서 외국 국적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서약(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하면 두 국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제13조 제1항).
- 남자아이: 병역준비역에 편입되면 그때부터 3개월 이내에 국적을 선택해야 하는 등 기한이 달라지고(제12조 제2항), 국적이탈에도 병역에 따른 제한이 있을 수 있어 따로 관리해야 합니다.
- 원정출산 제한: 출생 당시 어머니가 자녀에게 외국 국적을 얻게 할 목적으로 외국에 체류한 경우에는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만 한국 국적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제13조 제3항). 그러나 시행령 제17조 제3항은 부 또는 모가 자녀의 출생 전후에 외국의 영주권이나 국적을 취득한 경우 등을 이 제한에서 제외하므로, 사례처럼 어머니가 호주 시민이고 아버지가 호주 영주권자인 가정은 이 제한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2) 한국에서 출산하고 혈통시민권 신청을 미루는 경우
아이는 한국 국민으로 남습니다. 국적법 개정을 기다리는 방법이지만, 개정 여부와 시기, 시행 전에 이미 취득한 사람에게도 적용될지는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호주 시민권이 필요한 시점(유학, 호주 이주 등)이 오기 전에 개정 상황을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3) 혈통시민권을 받은 뒤 한국 국적을 회복하는 경우
혈통시민권 승인으로 한국 국적을 잃은 뒤 국적회복허가(국적법 제9조)를 받아 한국 국적을 다시 얻을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국적회복으로 한국 국적을 얻은 사람은 원칙적으로 1년 내에 외국 국적을 포기해야 합니다(제10조 제1항). 외국 국적을 포기하는 대신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할 수 있는 사람은 특별공로자·우수인재, 미성년 때 외국에 입양된 사람, 만 65세 이후 영주 목적으로 귀국한 사람 등 제10조 제2항 각 호로 한정됩니다. 이 경우는 여기에 해당하기 어려워, 결국 한국 국적과 호주 시민권 중 하나를 고르게 됩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도 국적회복은 약 1개월 안에 가능하지만 한국 국적만 취득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5. 정리
- 한국에서 태어난 한·호주 가정의 자녀는 출생 시 한국 국적만 가집니다.
- 혈통시민권이 승인되는 날 한국 국적은 자동으로 상실되며, 6개월 내 국적보유신고로 막을 수 없습니다.
- 현행법상 두 국적을 확실히 갖게 하려면 호주에서 출산하는 방법이 가장 안전합니다.
- 법무부가 개정을 추진하고 개정안이 발의되었지만 아직 통과되지 않았으므로, 출산 장소나 시민권 신청 시기를 정하기 전에 법무부 국적 담당 부서에 서면으로 질의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 호주 시민권 요건과 절차는 호주 이민법 전문가의 확인을 함께 받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부모 중 한 명이 호주 시민이면 어디서 낳든 처음부터 이중국적자가 되나요?
아닙니다. 한국 국적은 부모 중 한 명이 한국인이면 출생지와 관계없이 출생과 동시에 취득합니다(국적법 제2조 제1항 제1호). 그러나 호주 시민권법 제12조 제1항은 호주에서 태어난 사람에게만 적용되므로, 한국에서 태어난 자녀는 출생 시점에 한국 국적만 가집니다.
한국에서 낳은 자녀가 호주 혈통시민권을 받으면 한국 국적은 어떻게 되나요?
법무부는 이를 자진하여 외국 국적을 취득한 경우로 보아, 호주 장관이 혈통시민권을 승인한 날 한국 국적을 상실한다는 입장입니다(국적법 제15조 제1항, 호주 시민권법 제19조). 별도의 포기 절차 없이 자동으로 상실되고, 6개월 내 국적보유신고 제도(제15조 제2항)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미 혈통시민권을 받아 한국 국적을 잃었다면 국적을 회복해 두 국적을 모두 가질 수 있나요?
국적회복허가(국적법 제9조)로 한국 국적을 다시 얻을 수는 있지만, 원칙적으로 1년 내에 호주 시민권을 포기해야 합니다(제10조 제1항).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으로 대신할 수 있는 사람은 제10조 제2항 각 호로 한정되어 있어, 이 경우는 해당하기 어렵습니다.
법률사무소 로앤에셋
- 김정웅 변호사 ·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 대한변호사협회 형사법전문등록변호사 · 세무사
- 검수
- 김정웅 변호사 · 2026년 10월 30일
- 법령 기준일
- 2026년 10월 30일
광고책임변호사: 김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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