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 제108조 외국사절에 대한 폭행·협박·모욕죄의 성립 요건과 처벌 수위
대한민국에 파견된 외국사절을 대상으로 한 폭행·협박·모욕·명예훼손 범죄(형법 제108조)의 구성요건과 법정형, 대법원 판례상 판단 기준 및 반의사불벌죄 규정을 상세히 분석합니다.
최종 수정 2026년 10월 18일 법령 기준읽는 시간 약 7분
주한 외국 공관 인근에서 열리는 집회·시위나 외교 행사 과정에서 대사·공사 등 외국사절을 향해 물리력을 행사하거나 협박·모욕을 가하는 경우, 일반적인 폭행죄나 모욕죄가 아닌 형법상 '국교에 관한 죄'가 적용되어 가중 처벌됩니다. 대한민국의 대외적 외교 관계와 국제법상 외교사절 보호 의무를 수호하기 위해 마련된 형법 제108조의 구체적인 성립 요건과 판례 태도를 짚어봅니다.
1. 형법 제108조의 조문 체계와 입법 취지
대한민국 형법은 제2편 각칙 제4장에서 '국교에 관한 죄'를 규정하고 있으며, 그중 **형법 제108조(외국사절에 대한 폭행 등)**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제108조 원문 바로가기).
형법 제108조(외국사절에 대한 폭행 등) ① 대한민국에 파견된 외국사절에 대하여 폭행 또는 협박을 가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② 전항의 외국사절에 대하여 모욕을 가하거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
이 조항의 핵심적인 법적 성격과 입법 취지는 다음 세 가지 단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이중적 보호법익: 외국사절 개인의 신체적 안전과 명예를 보호함과 동시에, 외국과의 평화로운 국교 관계 및 대한민국의 대외적 지위·신인도를 보호하는 국가적 법익에 관한 범죄입니다.
- 국제법상 보호 의무의 국내법적 이행: 접수국이 외교관 및 영사기관원의 신체에 대한 불가침을 보장하고 신체·자유·존엄에 대한 침해를 방지할 의무를 규정한 국제협약(비엔나협약 등)의 취지를 국내 형벌 법규로 구체화한 것입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영사관계에 관한 비엔나협약 원문 바로가기).
- 벌금형이 배제된 가중적 구성요건: 일반 단순폭행죄(형법 제260조 제1항,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나 단순협박죄(형법 제283조 제1항, 3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등)와 달리 선택형으로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고 징역 또는 금고형만 규정되어 있어 처벌 수위가 매우 높습니다.
2. 범죄의 객체: '대한민국에 파견된 외국사절'의 범위
형법 제108조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의 대상(객체)이 **'대한민국에 파견된 외국사절'**이어야 합니다.
- 외국사절의 개념: 외국 정부를 대표하여 외교 교섭이나 국제적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파견된 대사(Ambassador), 공사(Minister), 대리공사, 영사(Consul) 등을 의미합니다. 상설 사절인지 임시 특사(특명전권대사 등)인지, 정치적 사절인지 의례적 사절인지는 불문합니다.
- '대한민국에 파견된'의 엄격한 해석: 대한민국에 체재하기만 하면 객체가 되는 **형법 제107조(외국원수에 대한 폭행 등)**와 달리, 제108조의 외국사절은 반드시 **'대한민국에 파견된 자'**여야 합니다(국가법령정보센터 형법 영문·국문 대조 본문 바로가기). 따라서 제3국에 파견된 외교사절이 부임·귀임 도중 단순히 대한민국을 경유하여 체류 중인 경우에는 본죄의 객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 가족 및 수행원의 제외: 본죄는 '외국사절 본인'에 한하여 성립하므로, 외국사절의 가족, 수행원, 공관의 일반 행정직원이나 사적 사용인에 대한 폭행·협박은 본죄가 아닌 일반 폭행죄나 협박죄가 적용됩니다. 또한 외국 공관 직원은 대한민국의 공무원이 아니므로 원칙적으로 형법 제136조의 공무집행방해죄 객체가 되지 않습니다.
3. 실행행위와 대법원 판례의 판단 기준
본죄의 행위는 폭행, 협박(제1항) 및 **모욕, 명예훼손(제2항)**입니다. 대법원 판례는 물리력의 직접적 접촉이 없거나 제3자·물건을 향한 유형력 행사라 하더라도 외국사절에 대한 폭행·협박이 성립할 수 있음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1) 폭행의 의미와 차량 등에 대한 투척 행위
대법원은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의 개념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일관된 법리를 취하고 있습니다.
- 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6도9302 판결: "폭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이란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육체적·정신적으로 고통을 주는 유형력을 행사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피해자의 신체에 접촉함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그 불법성은 행위의 목적과 의도, 행위 당시의 정황, 행위의 태양과 종류, 피해자에게 주는 고통의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국가법령정보센터 대법원 2016도9302 판결 원문 바로가기)
- 실무상 적용: 시위대가 주한 외국 대사관 관계자 등 외국사절이 탑승하고 있는 차량의 본네트나 유리창을 향해 계란 등 물건을 투척하여 맞춘 사안에서도, 신체에 직접 닿지 않았더라도 탑승 중인 사절에 대한 간접적 유형력 행사로서 형법 제108조 제1항의 외국사절폭행죄가 성립합니다(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3도1800 판결 참조). 또한 외국 대사를 흉기로 습격한 사안에서는 살인미수죄(제254조, 제250조) 및 업무방해죄(제314조)와 더불어 외국사절폭행죄가 함께 성립합니다.
(2) 협박의 의미와 공관 벽면 유인물 부착 행위
협박 행위 역시 구두 발언에 한정되지 않으며, 문서나 거동을 통한 해악의 고지를 포함합니다.
- 대법원 2007. 9. 28. 선고 2007도606 전원합의체 판결 외: "협박죄에서 협박이라 함은 일반적으로 보아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해악을 고지하는 것을 의미"하며, "해악을 고지하는 행위는 통상 언어에 의하는 것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거동으로 해악을 고지할 수도 있다."(국가법령정보센터 협박죄 관련 대법원 판례 원문 바로가기, 국가법령정보센터 대법원 157219 판례 원문 바로가기)
- 실무상 적용: 주한 외국 대사관 외벽 등에 대사관 및 외교사절을 겨냥하여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성 문구('You Will Die' 등)가 적힌 유인물을 부착한 사안에서, 법원은 이를 외국사절에 대한 해악의 고지로 보아 형법 제108조 제1항의 외국사절협박죄 성립을 인정하였습니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1도11385 판결 참조).
(3) 모욕 및 명예훼손의 특수성
- 형법 제108조 제2항의 외국사절 모욕·명예훼손죄는 일반 명예훼손죄(제307조)나 모욕죄(제311조)와 달리 조문상 '공연히(공연성)'를 요건으로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 학계의 통설입니다. 외교사절의 존엄성과 외교적 마찰 방지를 두텁게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4. 소추요건: 외국정부의 의사에 따른 반의사불벌죄 (형법 제110조)
형법 제108조 사건을 다룰 때 수사 및 공판 절차에서 가장 중요하게 검토해야 할 규정은 **형법 제110조(피해자의 의사)**입니다.
형법 제110조(피해자의 의사) 제107조 내지 제109조의 죄는 그 외국정부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 반의사불벌죄의 구조: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예: 일반 모욕죄)와 달리, 수사기관이 직권으로 수사를 개시하고 기소할 수 있으나 '그 외국정부'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를 표시한 경우에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기소 후 제1심 판결 선고 전 처벌불원 의사 표시 시 형사소송법 제327조 제6호에 따른 공소기각 판결 대상).
- 처벌불원 의사의 주체: 피해자인 외국사절 '개인'의 사적인 용서나 합의만으로는 곧바로 공소권이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파견국인 '외국정부'의 명시한 의사가 기준이 된다는 점을 실무상 각별히 유의해야 합니다.
5. 핵심 요약 및 실무상 시사점
- 처벌 규정의 엄격성: 형법 제108조는 벌금형 선택지가 없는 중범죄(폭행·협박 시 5년 이하의 징역·금고, 모욕·명예훼손 시 3년 이하의 징역·금고)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 성립 범위의 광범위성: 사절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고 탑승 차량에 물건을 던지거나 공관 벽면에 위협적 전단을 부착하는 행위만으로도 본죄의 폭행·협박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 대응 방향: 집회·시위나 민원 제기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법적 문제에 연루된 경우, 행위 당시 상대방이 '대한민국에 파견된 외국사절'임을 인식하였는지(고의 여부), 행위 태양이 형법상 폭행·협박·모욕의 구성요건에 부합하는지, 그리고 해당 외국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처벌불원 의사 유무)이 어떠한지를 면밀히 분석하여 대응해야 합니다.
법률사무소 로앤에셋
- 김정웅 변호사 · 변호사(서울지방변호사회) · 대한변호사협회 형사법전문등록변호사 · 세무사
- 검수
- 김정웅 변호사 · 2026년 10월 18일
- 법령 기준일
- 2026년 10월 18일
광고책임변호사: 김정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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